한남동 ‘페리지에 스파’ 김예지 대표 “진짜 쉼을 선물하고 싶어요”

몸의 이야기를 듣고 필요한 쉼을 찾아가는 시간

 

▲ 한남동 ‘페리지에 스파’ (대표 김예지)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멈추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바쁜 도시에서 ‘쉰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여행을 떠나야 비로소 휴식이라고 느끼고, 침대에 누워 휴대전화를 바라보는 것으로 하루의 피로를 달래기도 한다. 몸은 분명 지쳐 있는데 정작 제대로 쉬는 법은 잊어버린 시대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자리한 ‘페리지에 스파’를 찾아 김예지 대표에게 이곳을 한마디로 설명해달라고 묻자 돌아온 답은 의외로 단순했다.

 

“쉬는 곳이에요. 그냥 와서 쉬는 곳입니다.”

 

▲ 사진 = 페리지에스파

  

14년을 한길로 걸었습니다. 좋아하는 일이기에 더 깊어졌습니다

   

 

김 대표에게 이 일은 첫 직업이자 지금까지 이어온 유일한 직업이다.

  

처음에는 기술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고등학교 때 일찍 현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기술을 배울수록 이론을 더 깊이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뒤늦게 대학에 진학해 공부를 이어갔다.  

 

그것으로도 충분하지 않았다.  더 넓은 경험을 쌓고 싶어 미국에서도 공부에 도전했다.  기대한 것을 모두 얻지는 못했지만 낯선 환경에서 자신의 부족함을 마주하고 다시 돌아온 경험은 지금의 김대표를 만든 중요한 과정으로 남았다.  

 

이후 김 대표는 한남동의 작은 골목끝에 첫 매장을 열었다.

 

좁은 골목 골목의 안쪽 오르막길에 자리한 곳이었다.

 

찾아오기 어려운 위치인 만큼 기꺼이 방문할 만큼의 가치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는 위치 상관 없이 고객이 오지 않는다면 제공하는 서비스의 가치가 그만큼인 것이라고 생각하고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면 빨리 문을 닫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자신의 기술과 서비스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매장을 시작했다. 그렇게 문을 연 13평의 작은 공간은 꾸준히 성장했고, 현재는 한남동 중심에 65평 규모의 매장으로 확장됐다. 

 

▲ 사진 = 페리지에스파

 

“이 공간에서는 여행지에 온 것처럼 쉬었으면 했어요”

   

 

페리지에 스파의 공간을 이야기할 때 김 대표의 표정에는 특별한 애정이 묻어난다.

  

매장의 인테리어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생각을 많이 담았다. 턴키 방식으로 모든 것을 맡기기보다 직접 자재를 고르고, 지방까지 찾아가 나무를 구했다. 목수와 함께 가구를 제작하고 조명과 테이블, 벽의 페인트 색깔까지 하나씩 고민했다.  

 

이토록 공간에 공을 들인 이유는 분명했다.  

 

‘잘 쉬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도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휴식은 때로 여행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그래서 김 대표는 굳이 멀리 떠나지 않아도 여행지에 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을 생각했다.  

 

고재 나무와 자연스러운 나무 소재, 곳곳에 놓인 식물과 직접 고른 가구들. 페리지에 스파의 공간은 반짝이는 화려함보다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에 가깝다. 

 

▲ 사진 = 페리지에스파

 

“한 사람에게 맞춘 관리.”

 

   

페리지에 스파의 프로그램은 단순하다. 얼굴 관리, 바디관리 이 두가지다. 웨딩이나 산전 산후 처럼 특정 목적을 내세운 별도의 프로그램은 두지 않는다.  

 

목적이 같더라도 사람마다 몸의 상태와 필요한 관리는 다르기 때문이다. 김대표는 “사람을 프로그램에 맞추기 보다 사람에게 맞춰 관리하는 것이 저희의 가장 큰 특징이에요” 라고 말했다.  

 

웨딩을 준비하는 사람과 오랜시간 앉아서 일 하는 사람, 오랜시간 움직이는 사람은 생활 방식도 몸의 상태도 다르다. 같은 부위를 관리하더라도 똑같은 테크닉을 적용할 수는 없다. 그래서 페리지에 스파는 관리에 들어가기 전 고객 한사람을 충분히 알아가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 사진 = 페리지에스파

 

차 한 잔을 마시며 시작되는 관리, 하루 세 사람만 받습니다

   

 

페리지에 스파는 하루 관리 인원을 세 명으로 제한한다. 더 많은 사람을 받기보다 한 사람에게 충분한 시간을 쓰기 위해서다.  

 

고객이 찾아오면 먼저 차 한 잔을 내어준다. 그 시간 동안 생활습관과 직업, 몸의 불편한 부분, 스스로 느끼고 있는 현재의 컨디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그렇게 충분히 이야기를 들은 뒤에야 관리 방향을 정한다.

 

김 대표가 지키고 싶은 것은 바로 그 차이다.  

 

정해진 프로그램을 고객에게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생활과 몸에 맞는 관리를 찾아가는 것. 시간이 더 필요하더라도 그 과정을 생략하지 않는 것이 페리지에 스파의 방식이다. 

  

▲ 사진 = 페리지에스파

 

“14년째 이 일을 했지만 좋아요. 계속 더 좋아요”


 

  

김 대표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가장 먼저 나온 이야기는 의외로 ‘확장’이 아니었다.  

 

여전히 이 일이 좋다는 것이다.  

 

14년 동안 현장에서 일해 현재 두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직원들과 함께하고 있지만 여전히 직접 고객을 만나는 일을 좋아한다.  앞으로도 자신의 손길이 닿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평안함을 전하고 싶다고 말한다.  

 

끊임없이 경쟁해야하는 복잡하고도 빠른 삶 속에서 잠깐이라도 제대로 쉬고 다시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한다는 바람이다.  

 

그리고 그다음에야 조금 더 큰 꿈을 이야기한다.  

 

바로 자신이 사랑하는 이 직업을 ‘상향 평준화’하는 일이다.

  

▲ 사진 = 페리지에스파

 

기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론과 태도까지 갖춰야 진짜 전문가죠

   

 

김 대표가 바라보는 뷰티 산업의 과제는 양적인 성장보다 질적인 성장에 있다.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은 분야인 만큼 기술은 있지만 이론적인 깊이가 부족하거나, 반대로 이론은 알고 있지만 실제 기술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술과 이론을 함께 갖춘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여기에 하나를 더 보탠다.   

 

바로 사람을 대하는 태도다.

  

“기술적인 것, 이론적인 것, 그리고 사람을 대하는 태도까지 갖춘 전문가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그는 지금도 이론적인 공부를 계속하고 기술적인 부분도 놓지 않는다. 한 사람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사람 자체를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결국 전문가란 손기술 하나만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고 안전하게 대하며 자신의 영역에 대한 깊이를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는 믿음이다. 

  

▲ 사진 = 페리지에스파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것, 사람의 손과 마음입니다

 

 

최근 뷰티 산업에서 기계에 의존하는 관리가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시선을 보낸다. 

 

기계가 주는 편리함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편리함을 좇는 과정에서 사람이 직접 제공할 수 있는 고유한 전문성이 흐려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사람의 몸을 직접 만지고 상태를 살피며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관리하는 일은 시간과 체력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더 쉽고 편한 방법을 찾게 되지만, 그 과정에서 ‘사람의 손’이라는 스파 본연의 가치까지 희미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AI가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이기에 오히려 이 부분은 더 중요해질 수 있다고 그는 본다.

  

사람의 마음을 읽고 사람의 몸을 살피는 일. 그리고 손으로 직접 케어하는 일. 기술이 대신하기 어려운 영역이기에 앞으로 더욱 가치 있는 전문성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사진 = 페리지에스파

 

“각자의 자리에서 본질을 잘하면 좋겠습니다”

 

 

김 대표는 업계가 자신의 영역을 명확히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피부과에서 전문적으로 해야 할 영역은 피부과가 담당하고, 

 

피부관리사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성과 안전성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익을 위해 무리하게 영역을 확장하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고객이 될 수 있다. 특히 충분한 준비 없이 자극적인 관리나 기계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쉽게 접근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낸다.

 

그가 원하는 것은 경쟁을 통한 확장이 아니다.

 

각자가 잘할 수 있는 영역에서 전문성을 깊게 만들고, 고객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는 것. 그렇게 하나의 직업이 오래도록 신뢰받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좀 더 길게, 깊게 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 말에는 14년 동안 한길을 걸어온 전문가의 조심스럽지만 단단한 소신이 담겨 있다. 

 

▲ 사진 = 페리지에스파

 

“쉬세요. 그리고 잘 쉬세요”   

 

 

인터뷰 마지막에 독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김 대표는 짧게 답했다.

 

“쉬세요. 그리고 잘 쉬세요.”  

 

단순히 누워서 휴대전화를 보는 것을 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인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제대로 듣고, 정말 몸이 쉴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어쩌면 이 말은 페리지에 스파가 존재하는 이유와도 닮아 있다.  

 

우리는 너무 자주 ‘괜찮다’고 말하면서 몸의 신호를 지나친다. 피곤해도 일하고, 아파도 참고, 시간이 나면 그때 쉬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김 대표가 말하는 휴식은 남는 시간에 하는 일이 아니다. 잘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간이다.

 

▲ 사진 = 페리지에스파

 

쉼을 통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보면 김예지 대표가 처음 페리지에 스파를 ‘쉬는 곳’이라고 표현했던 이유를 알 것 같다.

 

그에게 스파는 더 많은 프로그램을 보여주는 공간이 아니다. 누군가의 몸을 정해진 방식으로 관리하는 곳도 아니다. 한 사람이 어떤 하루를 살아왔는지 듣고, 지금 몸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살피며, 잠시라도 일상의 속도를 늦추게 하는 공간이다.

 

13평의 작은 1인 숍에서 시작해 65평 규모의 공간으로 성장한 과정 역시 결국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 더 크게 만드는 것보다 더 깊게 만드는 것. 더 많이 제공하기보다 한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제대로 제공하는 것.

 

14년째 같은 일을 하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이 직업이 좋다고 말하는 사람.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직업의 가치를 다음 세대까지 이어가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

 

그래서 페리지에 스파의 미래를 생각하면 단순히 매장의 확장만 떠오르지 않는다. 사람의 손으로 하는 케어가 가진 본질적인 가치, 전문가의 깊이, 그리고 무엇보다 제대로 쉬는 문화가 함께 커지는 모습이 그려진다.

 

빠르게 달리는 것만이 잘 사는 방법은 아니다. 때로는 멈추어야 다시 멀리 갈 수 있다. 김예지 대표가 말하는 ‘쉼’은 어쩌면 그런 삶의 균형에 대한 이야기다.

 

오늘 하루도 치열하게 살아낸 누군가가 잠시 문을 열고 들어와 차 한 잔을 마시며 숨을 고르고, 자신의 몸을 돌아보고, 조금 가벼워진 마음으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 페리지에 스파가 앞으로도 오래도록 지켜가고 싶은 가치는 바로 그 순간에 있을 것이다.

 

페리지에 스파의 공간과 프로그램, 이용 관련 자세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와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 공식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페리지에스파 본점 : 

https://www.instagram.com/ferisir.spa

페리지에스파 한남점 : 

https://www.instagram.com/ferisir.spa2

작성 2026.10.18 21:48 수정 2026.10.18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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