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시민권 확인 프로그램(SAVE)’ 활용을 허용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다가오는 11월 중간선거의 유권자 등록 및 투표권 보장 문제가 워싱턴 정가의 핵심 쟁점으로 급부상했다. 대법원은 하급심의 집행 중지 결정을 뒤집고 항소심 진행 중 정부의 시스템 가동을 잠정 승인했다.
SAVE 프로그램은 본래 1986년 연방 복지 수급 자격 심사를 위해 고안된 데이터베이스였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주정부 및 지방선거 당국의 유권자 명부와 사회보장번호(SSA)를 대조하는 대량 검색 검증 수단으로 전격 확대 개편했다. 비시민권자의 불법 투표를 원천 차단해 선거의 정당성을 바로세우겠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진보 성향의 커탄지 브라운 잭슨, 소니아 소토마요르, 엘레나 케이건 대법관 등 3인은 강한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행정 시스템의 오류로 인해 최근 귀화한 합법적 미국 시민이 비시민권자로 잘못 분류되어 헌법상 보장된 참정권을 침해당할 위험이 크고, 대규모 개인정보 집적에 따른 인권 침해가 우려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민주당과 시민사회단체는 이번 조치가 선거 불신을 조장하고 소수인종 유권자의 투표 참여를 위축시키려는 정치적 기획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공화당과 백악관은 투표 제도의 무결성을 지키기 위한 정당한 법 집행이라며 판결을 환영했다.
현행 연방법상 선거일 90일 전부터는 유권자 명부의 대규모 직권 말소가 금지되어 있어 이번 판결이 선거인단 구조를 즉각 뒤흔들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다만 개별 유권자에 대한 자격 확인 절차가 대폭 강화되면서 경합주를 중심으로 현장 투표 관리의 마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치 분석가들은 이번 대법원 결정이 선거 결과 자체에 미치는 물리적 영향보다 유권자 동원과 진영 결집에 막대한 심리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향후 본안 소송 결과에 따라 미국의 선거 제도 전반이 중대한 분기점을 맞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