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토요일은 우리 집이 친손녀인 초등학교 1학년 쌍둥이와 그리고 네살 외손녀까지 세 아가씨를 위한 호텔 스위트룸이 되는 날입니다. 아이들을 할캉스에 보낸 아들과 며느리는 홀가분한 자유를 만끽하고 딸과 사위는 이제 돌을 지난 둘째 아이를 돌보느라 외출을 못해도, 주말 밤이 더 가벼워진 듯합니다.
전깃줄에 앉은 참새들처럼 나란히 앉아 저녁밥을 먹은 후 다양한 놀이를 하는 쌍둥이 언니들 덕분에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가지요. 할머니네 냉장고, 자기들이 좋아하는 과자가 어디 있는지 다 꿰고 있으며, 엄마 아빠는 절대로 주지 않지만 극비리에 가끔 준비되는 쵸콜릿 등등 스위트룸이니 고객들이 좋아하는 간식도 풍성합니다.
할캉스의 백미인 하이라이트는 아이들 놀이방에 이불을 좍 깔고 아이들과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다함께 누우며 시작됩니다. “누구 먼저 기도할까?” 라는 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예외 없이 가장 먼저 손을 드는 막내 주아부터 우리만 듣기엔 주옥같고 감동적인 아이들의 기도는 언제나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고 아프지 않게 해주세요.”로 끝나지요. 캄캄한 방에 누워 끝도 없이 재잘되는 그녀들의 왕수다, 훌쩍 시간여행을 해 다 자란 숙녀들이 곁에 있는 듯 정말 귀여운 얘기 보따리에 동참하고 싶은 할머니이지만 제때 취침을 당부한 젊은 부모들을 떠올리며 아이들을 꿈나라에 보내야 합니다.
아이들 셋의 매주 스위트룸 할캉스. 이것저것 마음이 쓰이지만 그러나 다소 힘들어도 그 시간에 들리는 아이들의 말소리,
마치 밤하늘에 은하수가 돋아나듯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 행복감으로 또 일박이일의 수고를 자처하며 오늘도 스위트룸에 고객을 모실 생각에 설레는
그러면서도 마법이 필요한, 빗자루 타는 삐삐 할머니입니다.
꼬맹이 VIP 손님들아, 숙박비는 차곡차곡 장부에 달아 놓을게. 언젠가 숙녀 돼 취업하면 맛난 걸로 꼭 갚으렴.
K People Focus 조영숙 칼럼니스트 (monet313@naver.com)
(함께성장인문학 연구원) 연구원
출간 『빗자루 타는 삐삐 할머니 』
약학을 공부하고 결혼해 두 아이를 키운 엄마이자 네 손주를 둔 할머니
언제든 손님을 환대할 밥상이 준비된 집에서 둘이 넷이 되고 그 넷이 10명이 되어 밥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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