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필 칼럼] SNS는 시간 낭비라는 오해

도구가 아니라 태도가 갈라놓는다

인스타그램에 누가 무슨 사료를 먹였더니 털이 좋아졌다더라, 어디 유튜브에서 본 영양제가 그렇게 좋다더라. 동물병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그러면서 보호자가 묻는다. "선생님, 이거 진짜예요?" 들여다보면 광고이거나 일반화하기 어려운 사례이거나 그저 누군가의 자랑인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럴 때마다 보호자 곁에서 함께 검증하고 걸러내는 게 수의사의 업무 중 하나다.

 

SNS를 두고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그거 다 시간 낭비야." "허세 자랑판이야." "어차피 비교만 부추기잖아." 일리 있는 말이다. 진짜 그런 측면이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멜리사 헌트 교수 연구팀은 학부생 143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은 페이스북·인스타그램·스냅챗 사용을 플랫폼당 10분, 하루 30분 안팎으로 제한하고, 다른 쪽은 평소처럼 쓰게 했다.

 

3주 뒤, 사용 시간을 줄인 그룹에서 외로움과 우울감이 의미 있게 감소했다. 연구진은 이런 효과의 배경에 SNS에서 타인을 끊임없이 비교하게 되는 '사회적 비교'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SNS에 올라오는 건 대개 '베스트씬'이다. 가장 화려한 순간, 가장 잘 풀린 순간만 잘라내 올린다. 우리는 그 베스트와 내 일상의 워스트를 나란히 놓고 본다. 남의 최고와 내 최저를 비교하는 셈이다. 그러니 자꾸 초라해질 수밖에 없다.

 

여기까지 보면 결론은 명확해 보인다. "그래, 끊어야지." 그런데 정말 그게 답일까. SNS는 도구다. 망치가 그렇듯, 칼이 그렇듯. 망치는 못을 박는 데도 쓰이고 사람을 다치게 하는 데도 쓰인다. 도구 자체가 선악을 가진 게 아니라, 쓰는 사람의 손이 도구의 성격을 결정한다. 뉴욕대 사회심리학자 조나단 하이트도 같은 결을 짚었다. 그는 SNS를 양면적인 도구로 보며, 잘 쓰면 연결과 정보의 통로가 되지만 잘못 쓰면 정신 건강에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같은 도구를 어느 쪽으로 쥘 것인가. 나의 예를 들면, 소셜미디어를 크게 두 가지 용도로 활용한다. (예비)독자와의 소통, 내 콘텐츠와 포트폴리오의 노출. 마흔 무렵 절박한 마음으로 블로그에 매일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쌓인 기록이 책이 되고, 강연이 되고,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들과의 인연으로 이어졌다. 누군가에게 가닿으려고 띄운 글이 결국 나를 바깥으로 데려다준 셈이다.

 

작가 박용후는 『관점을 디자인하라』에서 이렇게 말한다. "소셜미디어는 '생각의 확성기'가 되기도 한다. 깔때기를 뒤집으면 확성기가 될 수 있듯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나만의 생각을 확산시키고 다른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 결국 내가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흔히 '디지털 디톡스'라며 무작정 끊는 처방을 권하는 사람들이 있다. 끊는 것 자체가 답이라면 누구나 행복해졌을 거다. 단약(斷藥)하듯 끊고 한동안은 후련하다가 결국 다시 돌아간다. 도구를 끊는 게 본질이 아니라 도구를 어떻게 쥘 것인가, 그게 본질이기 때문이다.

 

지금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우리에게 필요한 질문은 이거 아닐까. "내 손에 쥔 이 도구를 비교에 쓰고 있는가, 표현에 쓰고 있는가."

 

 

[박근필]

그로쓰 퍼실리테이터

읽고 쓰고 말하는 삶으로 당신의 성장을 돕습니다

박근필성장연구소장, 수의사, 

칼럼니스트, 커리어 스토리텔러

저서; <마흔 더 늦기 전에 생각의 틀을 리셋하라> 

독저팅, 필북, 필레터, 필라이프 코칭 운영

부산 시청 특강 외 다수 출강

이메일 : tothemoon_park@naver.com

 

작성 2026.06.02 10:33 수정 2026.06.0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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