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인지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인지 함지에 빠지면 매사에 인지 왜곡을 하게 된다. 천재 발명왕이었던 에디슨도 한때 인지 함정에 빠진 적이 있었다. 1882년 에디슨이 세계 최초 중앙발전소를 세우고 미국의 뉴욕시 일부에 전력을 직류방식으로 공급했는데, 그 소문을 들은 미국 내 수 많은 도시들이 발전소를 짓기 시작했다.
그러나 산업용 전기를 원거리에 공급하는 데는 교류방식이 요구되었다. 이 사실을 그의 조수였던 테슬라가 알아채고, 에디슨에게 교류방식을 제안했으나 교류방식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등 그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직류 전기를 고안했던 에디슨은 직류보다 더 필요한 것이 있을 리 없다는 인지 함정에 빠져 그 이루 전기에 관한 모든 영광을 테슬라에게 빼앗겼다.
다 같은 상황인데도 인지 왜곡을 하게 되면 엉뚱한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우리 역사에 폭군으로 기록된 인물들은 모두 인지함정에 빠진 사람들이다. 후삼국을 세운 궁예, 연산군, 대원군 등등 수많은 인물들이 인지 함정에 빠진 인물들이다. 오늘날에도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 중에는 인지 함정에 걸린 사람들이 많다. 우리들도 우리 주위에서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들이 인지 왜곡으로 실수했거나 그런 상황을 목격한 일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커다란 실수를 저지르는 근본 원인은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의 사고방식과 밀접한 관련이 되었는데도 이 점을 깨닫지 못하고 경직된 사고의 틀에 갇혀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끔 비논리적이고 심지어 부당하기까지 한 방식으로 자신과 자신의 삶을 생각한다. 어떤 상황을 왜곡하거나 오해 섞인 해석을 하고서도 그것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인지 함정에 빠져 그릇된 사고방식으로 행동하고 우울증과 불안감에 시달리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미국의 정신과 의사이자 연구자인 데이비드 D. 번즈는 저서 『필링 그레이트』에서 인지 왜곡 10가지 목록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첫째,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생각이다. 사물을 절대적인 것, 흑과 백의 범주로 나누어 희색 지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자신은 완벽하게 성공하거나 철저하게 실패했다고 여긴다.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사고하면 삶이 매우 비참해질 수 있고,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존재, 무가치한 존재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둘째, 지나친 일반화다. 특정한 결점과 실패 또는 실수 등의 문제를 자기 자신이라는 자아 전체로 일반화한다. 또는 지금 느끼는 감정이나 방금 겪은 부정적 경험을 미래 전체로 일반화하기도 한다. 부정적인 생각에 포괄적인 낙인(나쁜 엄마) 또는 항상, 절대 같은 단어가 포함되어 있다면 지나친 일반화가 아닌지 의심해야 한다.
셋째, 정신적 여과이다. 긍정적인 면을 걸러 내거나 무시하고는 부정적인 면에만 온전히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 잉크 한 방울이 컵에든 물 전체를 물들이는 현상과 같다.
넷째, 긍정적인 면 무시하기다. 이 왜곡은 훨씬 더 인상적인 정신적 오류이다. 스스로에게 자신의 긍정적인 자질이나 성공이 중요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보내지 않는 것이다. 자신이 완전히 나쁘거나, 열등하거나, 쓸모없다고 스스로를 설득한다. 예를 들면 누군가가 나를 칭찬하면, ‘아, 그 사람은 그냥 인사치레로 말하는 거야. 그게 진심은 아니야’하는 경우다.
다섯째, 성급한 결론 짓기다. 아무런 사실 근거도 없이 고통스럽고 언짢은 결론으로 비약하는 왜곡이다. 이 왜곡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예언자적 말하기로 미래에 관해 근거 없이 불안한 예측을 하는 오류로 마치 나쁜 일만 보여주는 수정 구슬과 같은 왜곡으로 이렇게 말함으로써 스스로 절망에 빠질 수도 있다. 그리고 또 하나는 확실한 증거 없이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마음을 단정 짓는 독심술 오류가 있다.
여섯째, 극대화와 극소화가 있다. 어떤 상황에서 부정적인 면을 과장하고 긍정적인 면을 축소하는데 이를 쌍안경 속임수라 한다. 극대화는 모든 사물을 훨씬 더 크게 보여주는 쌍안경을 통해 보는 것과 같아 불안감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하며, 극소화는 모든 것을 훨씬 더 작게 보여주는 쌍안경의 반대쪽을 통해 보는 것과 같은데, 이는 어떤 것이 중요한데도 별로 중요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자신에게 보내게 된다.
일곱째, 감정적 추리이다. 이 왜곡에 빠지면 자신이 느끼는 대로 추론한다. 가령 ‘절망적이야. 앞으로도 절대 나아지지 않을 거야’ 같이 생각하는 경우다.
여덟째,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하고, 그래야 하고, 저래야 하는 것들로 자신이나 타인을 비판하는데, 그 유형을 보면, 자신을 향해서 해야 한다는 생각은 자신이 부과한 기준에 부응하지 못할 때 죄의식과 열등감을 느낀다. 반면 타인을 향해서 해야 한다는 생각은 다른 사람들이 우리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할 때 분노와 답답함을 느낀다. 그리고 세상을 향해서 해야 한다는 생각은 세상이 기대를 충족하지 못할 때 좌절과 분노가 생겨나는 경우다. 또한 숨겨진 해야 한다 해야 한다. 안 된다고 하는 생각은 같은 말로 명쾌하게 표현되지 않지만,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으로 은연중 나타나는 왜곡을 말한다.
아홉째, 낙인찍기다. 낙인찍기는 한 단어의 낙인에 자신이나 타인의 본질을 담아내려는 지나친 일반화의 극단적 형태로 실수를 하면 실수했다고 말하는 대신 자신을 멍청이나 패배자라고 부르는 식이다. 낙인찍기는 심각한 우울감과 격한 분노 같은 강한 부정적 감정을 일으키는 매우 비합리적인 왜곡이다.
열째, 자기 비난과 타인 비난이다. 문제를 해결하거나 진짜 원인을 찾는 대신, 자신이나 타인에게 잘못을 찾아낸다. 자기 비난은 자신에게 전적으로 책임이 없는 어떤 일을 두고 자신을 비난하거나, 실수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크게 자책하는 것이고, 타인 비난은 남들을 비난하며, 다른 사람과의 갈등에 자신이 무엇인가를 기여했을 가능성은 보지 못한다.
이상과 같이 데이비드 D. 번즈가 제시한 인지 왜곡 유형으로 우울감과 불안감으로 정신적인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있는데 모두 생각을 바꾸면 감정도 바뀐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생각을 바꾸어 인지 함정에 빠지는 사고방식의 틀을 깨야 한다.
인지함정에 빠진 사람은 시대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인지함정은 지능지수와는 무관하다고 한다. 역사상 우리는 인지함정에 빠져 잘못된 정책으로 국력을 쇠퇴시켜 자신은 물론 국가 전체를 위기 상황으로 몰고 간 지도자들도 많다. 작게는 우리는 주위에서도 인지 함정에 빠져 자신과 이웃은 물론 주위 사람에게 많은 피해를 주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미국 해군사관학교 교수인 자카리 쇼어는 『생각의 함정』이라는 저서를 통해 인지 함정의 특성을 실제 역사적인 사례 통해 분석해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나약함이 노출될 것을 두려워하는 노출 불안. 복잡한 사건의 원인을 혼돈해서 일어나는 원인혼란, 1차원적으로 세상을 보는 평면적 관점, 과거의 성공이 미래를 보증한다는 만병통치주의, 정보에 대한 지독한 편견으로 일어나는 정보편집증, 상대가 나와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거울 이미지, 변화하는 세계를 거부하는 정태적 집착 등으로 제시하고 이라크 전쟁은 거울 이미지, 원인혼란, 만병통치주의, 정보집착증, 노출불안, 정태적 집착 등 인지함정이 만든 최악의 결과라고 주장한다.
나는 인지함정에 빠져 인지 왜곡하고 우울감과 불안감으로 자신을 스스로 속이고 있는지 자기성찰을 함으로써 건강한 정신으로 날마다 행복한 나날이 되시기를 바란다. 우울감과 불안감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우리의 생각에서 나온 것이므로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면 감정도 바꿀 수 있으니 좋은 생각을 많이 하는 습관을 길들여 행복을 가꾸어 나가시길 바란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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