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가 없는 자동차가 승객을 태우고 실제 도로를 달리는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에서는 자율주행 기술이 시험 단계를 넘어 유료 운송 서비스로 전환되면서 로보택시 시장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웨이모는 2026년 9월 덴버·샌디에이고·탬파에서 일반 승객을 대상으로 완전 자율주행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라스베이거스까지 서비스 지역을 확대했다. 웨이모는 현재 미국 내 14개 도시에서 완전 자율주행 승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웨이모의 움직임이 주목되는 이유는 자율주행차가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반복적인 상업 운행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웨이모는 자사 자료에서 주당 50만 건 이상의 완전 자율주행 전기차 운행을 제공하고 있으며, 공공도로에서 누적 2억 마일 이상의 완전 자율주행 경험을 확보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2025년 한 해에는 1,500만 건의 승차를 기록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는 자율주행 경쟁의 기준이 단순히 자동차가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느냐의 문제에서 얼마나 많은 차량을 실제 도시에서 안정적으로 운행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복잡한 교차로와 보행자, 자전거, 공사 구간, 예측하기 어려운 도로 상황을 실시간으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도로에서 축적되는 운행 데이터와 예외 상황에 대한 대응 경험이 중요한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아마존 계열의 Zoox도 독자적인 방식으로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Zoox는 기존 자동차에 자율주행 장비를 추가하는 방식과 달리 처음부터 로보택시 운행을 목적으로 설계한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 차량에는 일반 승용차와 다른 좌석 배치가 적용됐으며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형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라스베이거스에서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샌프란시스코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는 단계이다.
테슬라의 참여는 시장의 경쟁 양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테슬라는 현재 오스틴·댈러스·휴스턴·마이애미·올랜도·탬파 등 미국 일부 도시에서 Robotaxi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기존 모델Y 기반 차량과 함께 전용 로보택시인 Cybercab의 투입을 추진하고 있다. 테슬라는 Cybercab을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완전 자율주행 차량으로 설계하고 있으며 2026년 들어 생산과 도로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경쟁은 자동차 산업의 사업 구조에도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차량을 개인에게 판매하는 기존 자동차 산업과 달리 로보택시는 차량 자체보다 차량이 제공하는 이동 서비스를 중심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운전자가 필요하지 않게 되면 차량 한 대의 가동시간을 늘릴 수 있고, 호출 서비스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운송사업도 가능해진다.
그러나 완전 자율주행의 대중화가 곧바로 모든 도로에서 운전자가 사라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현재 상용 로보택시 역시 특정 도시와 정해진 서비스 영역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악천후와 예측하기 어려운 도로 상황, 긴급차량 대응, 규제와 보험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Zoox 역시 자율주행 시스템의 예외 상황을 검증하기 위해 실제 도로 주행과 별도로 시뮬레이션을 활용하고 있으며, 과거 시험 차량 사고와 관련해 소프트웨어 리콜을 실시한 사례도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운전자가 없는 차량에 승객이 탑승하고 실제 요금을 지불하는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 웨이모의 상업적 확대에 이어 테슬라와 Zoox가 경쟁에 참여하면서 자율주행 기술의 경쟁 기준도 기술 시연에서 상용화와 규모의 경제로 이동하고 있다. 앞으로의 핵심 변수는 자율주행 기술 자체뿐 아니라 안전성, 규제 승인, 차량 생산능력, 운행 데이터, 소비자 신뢰를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에 있다. 자동차의 주인이 운전하는 시대에서 자동차가 스스로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대로 산업의 중심축이 이동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