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용대 칼럼] 대통령의 언어

문용대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두 발언이 정치권과 국민 사이에서 적지 않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하나는 지방선거 사전투표 기간 중 SNS에 올린 투표 독려 메시지이고, 다른 하나는 검찰 업무보고 자리에서 검찰총장 직무대행에게 한 발언이다. 각각 다른 상황에서 나온 말이지만, 많은 국민은 두 발언이 보여주는 대통령의 인식과 정치적 태도에 주목하고 있다. 

 

먼저 대통령은 SNS를 통해 "투표는 민주주의의 생명줄입니다. 투표를 포기하는 것은 나와 가족의 미래를 포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투표 포기는 중립이 아니라, 내 삶과 공동체를 해치는 그들을 편드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연스럽고 필요한 일이다. 국가 지도자가 국민의 투표권 행사를 권장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이유는 없다. 그러나 논란은 "내 삶과 공동체를 해치는 그들"이라는 표현에서 비롯됐다. 

 

대통령은 특정 정당의 대표가 아니라 국민 전체의 대통령이다. 그렇기에 대통령의 언어는 더욱 신중해야 하며, 국민을 하나로 묶는 방향을 향해야 한다. 그런데 선거를 앞둔 시점에 대통령이 "그들"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 국민은 그 대상이 누구인지 묻게 된다. 많은 사람들은 그것이 정치적 반대세력, 즉 야당이나 보수 진영을 가리키는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설령 대통령의 의도가 그렇지 않았다 하더라도, 국가 지도자의 언어는 의도보다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다. 

 

대통령이 지지층에게는 통쾌하게 들릴 수 있는 말을 했을지 모르지만, 반대 의견을 가진 국민에게는 자신들이 공동체를 해치는 존재로 규정된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국민 통합이 대통령의 중요한 책무라면, 이러한 표현은 아쉬움을 남긴다. 

 

또 다른 논란은 검찰 업무보고 자리에서 나왔다. 대통령은 검찰총장 직무대행에게 "누구나 잘못할 수 있다. 잘못했다면 사과하고 취소하면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원론적으로 보면 틀린 말이 아니다. 국가기관도 오류를 범할 수 있고, 잘못이 있다면 인정하고 바로잡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다. 

 

그러나 문제는 발언의 내용보다 그것이 나온 상황과 맥락에 있다. 대통령 자신은 오랫동안 여러 형사사건의 당사자이고, 그 사건들은 정치권과 국민의 큰 관심사다. 그런 상황에서 검찰 업무를 총괄하는 책임자를 앞에 두고 "잘못했다면 취소하면 된다"고 말한 것은 다양한 해석을 낳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야권에서는 이를 두고 대통령이 자신의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사실상 공소 취소를 압박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물론 대통령실은 검찰의 무오류주의를 경계하는 일반론적 발언이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의 위치와 당시의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면 국민들이 다른 의미를 읽어내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두 발언은 서로 다른 사안을 다루고 있지만 공통점이 있다. 대통령의 의도와 관계없이 국민을 하나로 묶기보다는 정치적 해석과 진영 간 대립을 더욱 자극했다는 점이다. 한 발언에서는 정치적 반대세력을 암시하는 듯한 표현이 등장했고, 다른 발언에서는 대통령 자신의 사법적 이해관계와 연결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그 결과 두 발언 모두 대통령의 통합적 리더십보다 진영적 시각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게 되었다. 

 

대통령의 말은 일반 정치인의 말과 다르다. 같은 문장이라도 대통령이 말하면 그것은 국가의 메시지로 받아들여진다. 그래서 대통령의 언어에는 더 큰 책임과 절제가 요구된다. 특히 선거 국면이나 정치적 갈등이 첨예한 시기일수록 더욱 그렇다. 

 

국민은 대통령에게 지지자들의 환호보다 국민 전체의 신뢰를 기대한다. 자신을 지지한 사람뿐 아니라 자신을 비판하고 반대한 사람까지도 품을 수 있는 포용의 언어를 기대한다. 민주주의는 경쟁과 선택의 제도이지만, 국정 운영은 결국 통합의 과정이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최근의 두 발언은 대통령의 언어가 어떤 방향을 향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사례로 남을 것이다.

 

 

[문용대]

한국수필 수필문학상 수상

문학고을 소설문학상 수상

지필문학 창립10주년기념 수필부문 대상 수상

코스미안뉴스, 브레이크뉴스 고정 필진

한국예인문학, 지필문학, 대한문학, 각종 문학카페 활동

대한문학 부회장, 지필문학 이사

수필집 ‘날개 작은 새도 높이 날 수 있다’, ‘영원을 향한 선택’

이메일 : myd1800@hanmail.net

 

작성 2026.06.25 10:17 수정 2026.06.25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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