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수 칼럼] 새 아이디어(idea) 시대의 수평적 사고법

홍영수

오래된 책이 꽂힌 구석진 책꽂이에서 한 권의 책을 꺼내 들었다. 구입 연도를 모를, 《月刊 中央》, “1970년 新年號 別冊附錄, 60년대를 움직인 名著들”라는 책이다. 책 갈피끈의 부분을 펼쳐 보았다, 에드워드 데노보 著, “現代를 사는 奇拔한 思考”의 페이지였다. 몇십 년 만에 다시 읽었다.

 

수평적 사고는 심리학자인 에드워드 드 보노가 제안한 개념인데, 기존의 관념에서 벗어나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생각을 펼쳐나가는 방식을 말한다. 예를 들어, 수직적 사고는 논리적이고 정답을 찾기 위해 구멍을 더욱 깊게 파고 들어가지만, 수평적 사고는 새로운 관점과 통찰력으로 다른 곳 여러 구멍을 판다. 

 

이렇듯 사고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그 하나는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따져 묻는 수직적인 사고와 또 다른 하나는 좀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중요하게 여기는 수평적 사고이다. 물론, 수평적 사고는 예전부터 있었던 사고이다. 다만, 종전의 논리적이고 경험적인 것 즉 수직적 사고와 고정관념, 이분법으로 가르는 사고를 좀 더 유연하게 생각하는 것이 수평적 사고이다. 

 

일상을 생활 속,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만의 판단과 아집에 사로잡힌 채 어떤 테두리에 갇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벗어나 전혀 새로운 시선과 별개의 각도에서 사물을 보는 것이 수평적 사고이다. 사람들 사이에서도 수평적 관계는 지시나 감독의 관계가 존재하지 않고 더불어 대등한 입장에서 각자의 위치에서 주어진 역할을 하지만, 수직적 관계에서는 상하의 인적 구조 관계로 상위에 있는 사람의 권한과 아랫사람의 순응을 특징으로 하기에 신뢰의 원칙을 적용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린 살아가면서 주어진 문제를 풀어가는 데 있어 관습적이고 틀에 박힌 사고의 해결이 아닌, 그 문제를 비틀어 보고, 앞과 뒤를 바꿔 보고 반대로 거꾸로 세워 보는 등의 관점을 가져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브레인스토밍을 물론 사용할 수도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으려면, 이미 진행된 상황이면 때가 늦은 것이다. 그렇지 않고 사유의 방식이 아직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인 1차 적 단계에서 직접 문제나 정보를 다뤄야 한다. 그 단계가 바로 새 아이디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실 논리적, 이성적 두뇌 활용은 기존 아이디어 발전에 도움을 주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데는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한다.

 

수평적 사고는 함부로 판단하고, 평가하지 않는다. 난관에 부딪힌 문제의 해답을 알더라도 ‘왜’라는 물음표를 달아야 한다. 한마디로 당연한 것에 대해 질문함으로써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수평적 사고는 의심을 위한 의심이 아니고, 혼란을 위한 혼란을 만드는 게 전혀 아니다. 그것은 유용한 수직적 사고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상호 보완적인 사고이다. 그러면서 새로움을 창출하고 다양성을 중요시한다.

 

시인 또한 이러해야 하지 않을까? 시인은 사물과 단어 사이의 멀고 먼 낯선 관계를 찾아내듯이, 익숙한 것에 대한 ‘낯설게 하기’처럼, ‘커피 향이 좋다’가 아니라 ‘커피의 향에서 아프리카 흑인의 눈물’을 떠올리는 순간 사고는 ‘수직의 커피’에서 ‘수평의 인류애의 관점’으로 확장되듯이. 이렇듯 수평적인 사고를 해야 할 시인은 건설 현장에 찢겨 버려진 안전화에서 고된 노동자가 되어 보고, 전혀 상관없는 두 단어, ‘계곡물’에서 ‘원효’를 연결해 시상을 떠올려 보는 것이다. 

 

에드워드 데노보는 “수직적 사고의 가장 큰 위험은 기존의 방법에 구속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방법에 구속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문제의 해결을 위한 하나의 방법보다 여러 가능성의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생각하고, 창의적인 사람은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할 때 오히려 의지를 껴안고 뛰어든다. 논리의 비약일지 모르겠지만, 소크라테의 “無知의 知”가 떠오른다.

 

이런 생각이 든다. 정답에 마침표를 찍는 게 아니라 정답을 찾기 위해 질문이라는 의문부호를 매달아야 하지 않을까?

 

 

[홍영수] 

시인. 문학평론가

제7회 매일신문 시니어 문학상 

제3회 코스미안상 대상(칼럼)

제4회 한탄강문학상 대상

제7회 보령해변시인학교 금상 

제6회 아산문학상 금상 

제5회 순암 안정복 문학상 

제6회 최충 문학상 

시집 『흔적의 꽃』,『지구의 유언장』

이메일 jisrak@hanmail.net

 

작성 2026.02.23 11:18 수정 2026.02.2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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